
창덕궁으로 들어가요
제가 작은 광주리를 두 손에 꼭 쥐고 걸었어요. 김홍도가 옆에서 천천히 걸음을 맞춰 주었어요. 궁궐 문이 커서 무서웠지만, 그분 옆이면 괜찮았어요.
김홍도 “얘야, 천천히 와요. 손에 든 것을 조심하세요.”
김홍도 4부 · 6장면

제가 작은 광주리를 두 손에 꼭 쥐고 걸었어요. 김홍도가 옆에서 천천히 걸음을 맞춰 주었어요. 궁궐 문이 커서 무서웠지만, 그분 옆이면 괜찮았어요.
김홍도 “얘야, 천천히 와요. 손에 든 것을 조심하세요.”

제가 물그릇을 조심스레 내려놓았어요. 김홍도가 먹을 갈 때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 주었어요. 먹소리가 바스락거렸어요.
화원 동료 “먹이 잘 갈렸어요. 얘가 도와주었네요.”

제가 서안에 무릎을 꿇고 앉았어요. 김홍도가 붓을 들자 종이 끝을 살짝 눌러 고정해 주었어요. 그분의 붓이 사람 모양을 쓱쓱 그렸어요.
김홍도 “얘야, 저기 사람의 걸음선을 잘 보세요. 너도 눈으로 따라 그려보세요.”

제가 팔레트와 붓통을 가슴에 꼭 안고 정원으로 달려갔어요. 김홍도가 나무 그늘 아래 서서 정원사들을 바라보고 있었어요.
정원사 “이쪽으로 와서 가지를 잡아 주세요. 김홍도가 자세히 보고 있어요.”

제가 팔레트를 두 손으로 받쳐 들었어요. 김홍도가 붓으로 색을 조금씩 떠서 섞었어요. 석양빛이 그분의 손등에 따스하게 내렸어요.
김홍도 “얘야, 색을 조금 더 섞어 보세요. 오늘은 빛이 좋아서 색이 살아나겠어요.”

제가 그림 한쪽 끝을 조심히 잡았어요. 김홍도가 반대쪽을 말아 주시고, 둘이 함께 보관 장소로 걸어갔어요. 하루가 무겁고도 따뜻했어요.
수석 화원 “수고했어요. 오늘 그림에서 사람 냄새가 잘 났어요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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